목양칼럼
며칠째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뚝 떨어졌고, 칼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때립니다. 이럴 때는 집을 나서기가 겁이 납니다. 옷을 겹겹이 껴입고 두툼한 외투와 따뜻한 목도리를 걸쳐야 겨우 밖으로 나가 발걸음을 옮길 수 있습니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가 조금 괴롭기도 하고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강추위에도 하나님께서 자연만물에게 베푸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이른바 ‘강추위의 은혜’입니다.
강추위가 주는 은혜는 ‘저온요구량(Chilling Requirement)’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과나무나 복숭아나무 같은 과일나무는 겨울 동안 일정 시간 이상 추운 날씨를 겪어야만 봄이 왔을 때 건강하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만약 겨울이 너무 따뜻하면 나무는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제때 싹을 틔우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결과로 열매 맺는 때가 늦어지거나 아예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을 춥게 지내야만 온전한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따스한 봄과 같은 시절을 만나기도 하지만, 혹독한 겨울 같은 고난의 계절을 지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마음이 얼음장 같아서 하나님의 말씀이 잘 들려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기도의 자리가 얼음 동굴 같아서 따뜻함을 전혀 느끼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정말 깊은 절망에 빠져듭니다. 강추위 앞에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 버린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러한 시간을 통해 우리를 더욱 견고하고 옹골차게 빚어가십니다. 겨울의 강추위를 맨몸으로 견뎌내야 나무가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신앙의 겨울을 견뎌내야 믿음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시편 1편 3절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시냇가에 심긴 나무가 사시사철 푸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계절을 따라 필요한 시간을 온전히 견뎌냈기 때문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내야 나무가 성장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때로는 인생의 강추위를 허락하십니다. 겨울은 단순히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다가올 봄을 위한 준비의 시간입니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나무는 새순을 틔우고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도 인생의 강추위를 견뎌내면 믿음이 더욱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추운 계절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따뜻한 봄날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참된 준비의 시간입니다. 강추위를 두려워하지 맙시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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