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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고향 가는 길"
2025-10-03 20:56:40
관리자
조회수   5

내일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秋夕)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하루하루 손을 꼽아가며 기다렸던 날입니다. 마을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느 집에서 전을 부치는 냄새가 울타리를 넘곤 했습니다. 저절로 입가에 군침이 돌았습니다. 친척집이든, 친구집이든 어느 집에 가더라도 융숭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1년에 열두 번의 보름달이 뜨지만 그중에서도 8월 한가위의 보름달이 가장 커 보였습니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에 맞이하는 보름달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넉넉한 계절에 맞이하는 보름달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추석은 우리에게 풍성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는 큰 명절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학업, 직장 등 여러 이유로 고향과 부모님 곁을 떠나 살게 되었습니다. 일상에 치우쳐 바쁘게 살아가느라 고향집도, 마을 골목길의 풍경도 잊은 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이 생각나고 부모님 얼굴이 떠오릅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이날만큼은 고향에 다녀오리라, 부모님을 뵙고 오리라 마음먹습니다. 고향에 가고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일입니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나의 근본을 찾는 일입니다. 이 일은 누가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본능입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이 되면 자기 뿌리를 찾으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추석은 우리에게 이렇게 뿌리를 찾는 일을 도와주는 고마운 날입니다.
고향 가는 열차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평상시에는 여유 있었던 버스도 추석 연휴에는 만석입니다. 고속도로에는 온갖 차량으로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0시간이 걸려서 간다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렇게 고생고생하면서 가는 길이 고향 가는 길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향 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밝기만 합니다. 몸은 고단하겠지만 마음은 무척 행복한가 봅니다. 반면에 편안하고 넓은 집에 앉아 있으면서도 고향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무엇인가 부족한 게 있어 보입니다. 고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부모님 집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아가는 이때에 우리의 진짜 고향인 하나님 아버지의 집을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특별한 은혜와 은총, 그리고 사랑이 바로 그곳, 하나님 아버지의 집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인생길은 고향을 찾아가는 영적 순례의 길입니다. 이 길을 끝까지 잘 걸어서 우리의 본향인 하나님 아버지 집에 모두 들어가시는 성도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성도 여러분! 추석 명절, 고향에 잘 다녀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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